10년을 넘게 다녔던 회사를 그만 둔 후

컨설팅에서 몇 년의 시간을 보내고

주변 사람에게 걱정을 들으며 

다시 회사로 들어온지 1년이 넘었습니다.


새로운 환경과 낯선 업무들로 정신 없이 지나다보니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싶을 정도로

많은 일들이 휙휙 지나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얼마 전, 기본과 관련된 경험을 계기로

다시금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출처 : http://livejapan.com)


최근, 시내에 있는 꽤 오래된 노포 음식점을 갔습니다.

몇 년 만에 왔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했지만

그 때 그 맛을 생각하며 음식을 주문했지요.

점심시간이 훌쩍 넘은 시간이라

홀에는 손님이 거의 없고

일하시는 분들이 테이블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며 쉬고 계셨습니다.


음식을 계속 먹다가

자꾸 눈에 거슬리는 모습을 보게 되었는데,

뭐인고 하니,

일하시는 분 중 한 분이

무슨 알러지가 있으신지

이야기 나누는 내내 몸을 긁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별로 대수롭지 않게 보였지만

손으로 맨발을 벅벅 긁거나

음식을 자르는 가위로

몸 여기저기를 콕콕 찌르는 모습이 거슬렸습니다.

혹시, 저 발을 긁고 있는 손으로

음식을 만드는 것은 아니겠지.... ㅡ ㅡ;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먹고 있는 음식에서 더이상 맛을 느낄 수가 없었죠.


홀에 새로 손님이 들어오고

음식을 주문한 후 지켜보았습니다.

몸을 긁고 계시던 분이 주방으로 들어 가는 모습을 보고

손은 씻고 일하시겠지

했.지.만.

그냥, 너무도 자연스럽게

냄비만지고, 음식만지고...


음식을 더 이상은 먹을 수가 없어서

홀에 계신 다른 분을 불러

"저 분 아까 손으로 발도 만지시고,

가위도 막 쓰시던데,

그 손으로 씻지도 않고 음식 만드시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가위는 그분만 쓰시는 거고,

손에 대한 청결 문제는 죄송하다"고 하셨습니다.

음식은 더 이상 먹을 수가 없어서

바로 일어나 결재를 하고 나왔습니다.

음식맛도 맛이거니와

예전 추억들도 깡그리 사라지는 순간이었고

정말 기분이 엉망이었습니다.



기본이란 말뜻을 찾아보면

'사물이나, 현상, 이론, 시설 따위의 기초와 근본' 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운동은 자세가 중요하고,

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독서를 많이 해야하고,

대화를 잘하기 위해서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제가 하고 있는 HRD 쪽에서도

입사를 하게 되면 가장 먼저 하게 되는 일이

교육운영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결과와 성과가 중요하지만

기본이 갖춰지지 않는 일들은

언젠가 무너지기 마련이라고 봅니다.


사업계획을 시작하며 바쁘기도 하고,

지금 당장 해야할 일이 많지만

이럴 때 일수록 

잠시 키보드에서 손을 내려 놓고

내가 하고 있는 일의 '근본'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때입니다.


기본, 근본, 베이직, 좋은경험, 돼지털을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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